① 싱가포르의 보건의료관광 현황

싱가포르는 다민족 국가의 특성과 지리적, 역사적 배경 그리고 정부의 고급인력을 활용한 서비스 산업의 육성을 통한 경제 성장의 정책적 배경 때문에 일찍부터 보건의료서비스 산업이 활성화 되었고 또 국제화 되었다. 국가의 우수인력에 대한 적극적 유치로 해외로부터 유입된 다국적 의료진은 영어뿐만 아니라 자국의 언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으므로 보건의료관광 수요자인 외국인에게 문화적, 언어적 장벽 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인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부르나이공화국, 방글라데시 등 인근 국가를 넘어서 전 세계적 보건의료관광 수요자를 상대로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을 추진할 수 있었다. 싱가포르의 보건의료관광산업은 자국민만을 대상으로는 성장의 한계를 느낀 영리병원들에 의한 적극적 해외환자 유치 마케팅활동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 결과 그러한 영리병원들은 외국인 환자의 비율이 전체 환자의 70%를 차지하게 되었다. 싱가포르의 해외환자를 위한 서비스는 입국을 위한 제반 서비스와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간뿐만 아니라 체제하는 기간동안의 관광, 숙박 등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병원에서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로 유명하다. 또한 일대일 방식의 병원도우미의 서비스는 다른 국가들과 차별화될 수 있는 서비스로 보건의료관광 수요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싱가포르는 2004년에 32만명, 2005년 37.4만명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였고 2012년에는 100만명의 해외환자의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고 이를 통해 약 30억 싱가포르 달러(한화로 약 2조 5천억원)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그로 인하여 13,000명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2007,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서울시 의료관광의 국제마케팅 육성방안)
싱가포르의 해외환자를 국적별로 보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국, 영국, 일본인이 가장 많고 인근 저 개발국가인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도 상위 10위에 들어간다. 싱가포르의 경우 글로벌화 된 도시국가이므로 사업 등의 이유로 싱가포르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이 많다. 그러한 거주외국인을 제외한 순수 보건의료서비스 소비목적의 입국외국인은 인접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 태국, 미얀마가 많고 특히 외국인 환자의 절반은 인도네시아인이다.

② 싱가포르 보건의료관광 정책
싱가포르의 보건의료관광은 산업의 관점에서 수익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영리병원들의 동기부여로부터 출발하였지만 오늘날 싱가포르가 보건의료관광산업의 선도국가로 발돋음 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 되었다. 싱가포르 통상산업부(The Ministry of Trade and Industry)는 2001년 12월 경제심의위원회(The Economic Review Committee)를 발족시켜 산업발전을 연구 논의하였다. 이 위원회의 서비스산업 소위원회(Sub-committee on Service Industries)는 법률, 교육 및 의료산업을 육성할 것을 권고하였다. 그 내용은 “Singapore Medicine"이라는 싱가포르의 보건의료산업을 브랜드 화 하여 세계적인 보건의료산업으로 육성하자는 것으로 2003년도부터 의료서비스 질과 가격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지원들을 본격적으로 실시하였다.
“Singapore Medicine"을 브랜드화 하기 위해서 3개의 기관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구성하였다. 그 중 경제개발원(The Economic Development Board)은 보건의료서비스산업의 역량을 개발하고 신규투자를 유발하기 위해 전반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관련규제와 법령의 개선을 담당하고 있고 싱가포르 관광공사(The Singapore Tourism Board)는 실질적으로 보건의료관광에 관한 실무정책을 운영하고 있으며 보건의료서비스본부(Health Service Division)는 마케팅과 홍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www.singaporemedicine.com이라는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는 영어, 아랍어, 인도네시아어, 베트남어의 4개국언어를 지원하고 있으며 주요 병원과 링크되어 있다. 또한 건강검사 패키지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싱가포르관광공사는 여러나라에서 싱가포르의 보건의료서비스 산업에 대해 소개하는 로드쇼를 개최하였고 의료서비스본부는 보건의료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병원들의 협력을 조정하고 있으며 비자발급 절차와 보건의료광고규제에 관한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이 부서에는 의료와 관련된 관광상품의 개발과 환자 및 동반가족의 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는 제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역할도 포함되어 있다.

싱가포르 서비스산업소위원회에서의 권고 이후 보건의료산업실무단(Healthcare Service Working Group)에서는 2002년 4월 보건의료서비스 산업화전략 보고서(Sep. 2002, HSWG, Developing Singapore into the Healthcare Hub of Asia)를 작성하였다. 동 보고서에서는 보건의료관광의 활성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몇 가지 정책들을 제안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a) 가격투명성의 확보
보건의료서비스와 관련된 가격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싱가포르 의료법상의 국내외 광고규제에 대해서 재검토를 하고 평균 진료비, 특정 전문의 진료비, 병원입원비, 약값 및 기타비용에 대해 항목별로 표시하여 보건의료서비스와 관련된 비용정보를 보건의료서비스 수요자에게 제공할 것을 결정하였다. 또한 치료항목별 가이드라인을 적용하여 적정한 진료와 수술을 유도하기 위한 내부감사를 강화하여 가격투명성을 확보하였다. 2003년 10월부터는 병원별 진료비를 보건부(The Ministry of Health) 홈페이지에 공개하여 보건의료서비스 수요자들이 병원별 진료비를 비교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가격의 투명성뿐만 아니라 보건의료서비스 가격을 전반적으로 인하시키는 효과도 가져왔다.

b) 보건의료서비스 생산원가를 낮춤으로써 가격 경쟁력 강화
보건의료서비스의 생산비용을 절감하기 위하여 의료인력 유치에 관한 제도를 개선하였다. 간호사 및 보건의료서비스 보조자 등 전문 인력을 인근국가로부터 유치하기 위하여 전문인력뿐만 아니라 가족동반비자를 발급하고 있고 그러한 전문 보건의료관련 인력의 확보를 위해서 근로허가 심사를 노동부(The Ministry of Manpower)로부터 보건부로 이관하고 향후에는 의료기관에게 직접 외국인 전문 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것을 협의하고 있다.

c) 보건의료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주체인 의사인력의 확보 정책
의사인력을 해외로부터 원활하게 확보하기 위해서 싱가포르에서 일정한 조건하에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의대학위대상 의과대학의 숫자를 47개를 추가하여 총 71개로 증가시켰다. 이들 외국출신의사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싱가포르의 정규의사가 될 수 있다.

d) 해외환자 입국절차의 간소화
철저히 보건의료관광 소비자의 입장에서 진료예약이 완료된 외국인 환자에게는 미리 비자를 발급하여 입국하게 하고 응급환자를 위한 급행비자, 보건의료관광 수요자 중 인근 국가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고 중동국가로부터 치료목적으로 싱가포르에 입국하고자 하는 환자들에 대해서는 비자발급 소요시간을 대폭 단축하여 보건의료관광 소비자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제도와 법규를 정비하였다.

e) 적극적인 해외마케팅
"Singapore Medicine"을 외국의사들에게 알리기 위한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또한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외국의사들로 적극적으로 의뢰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주요 보건의료관광의 수요국의 의사들을 싱가포르에 초청하여 싱가포르 의료기관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바레인 등과는 의료인력교류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여 적극적 인력교류를 추진하고 있고 또한 인근 보건의료산업 후진국 의사들과도 연계하여 싱가포르에서 수련을 받게 하고 지역 및 구제학술대회를 통해서 싱가포르의 보건의료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위와 같은 싱가포르 보건의료산업실무단의 권고에 따른 정책의 시행뿐만 아니라 보건의료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하여 선진국의 우수 의료기관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Johns Hopkins Singapore International Medical Centre가 암환자 치료와 관련된 연구를 위해서 설립되어 Johns Hopkins의 의료진과 싱가포르의 의료진이 참여하여 운영되고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던 우수의료기관의 유치는 싱가포르 보건의료산업의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고 해외로부터 보건의료관광 수요자의 직접유치하는데 도움을 받을 뿐만 아니라 Singapore Medicine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③ 싱가포르 보건의료관광의 경쟁력 분석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보건의료관광시장의 허브로 경쟁력을 갖추고 선도할 수 있게 만든 경쟁력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a) 주변의 방대한 보건의료산업 시장
싱가포르 주변에 있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을 포함한 아시안 국가들과 중국 등은 아직 보건의료산업이 발전되어 있지 않다. 그러한 주변국들의 경제성장은 빈부의 격차를 가중시키기도 하지만 경제성장의 혜택으로 경제적 부를 축적한 부자들은 고급보건의료서비스에 목말라 할 수 밖에 없다. 싱가포르 인근 국가들은 싱가포르 보건의료관광산업의 가장 중요한 시장임은 인도네시아로부터 입국한 외국인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싱가포르의 보건의료관광서비스 소비자의 절반에 해당된다고 하는 점을 봐서도 알 수 있다. 이러한 인근 국가들로부터 만들어지는 방대한 시장은 싱가포르가 보다 적극적으로 보건의료관광산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밑받침이 되었다.

b) 언어소통과 다양한 문화에 대한 포용성 그리고 글로벌화 된 사회적 시스템
보건의료관광산업의 성장에 따른 싱가포르가 가진 장점을 꼽으라면 공용어로 사용하는 영어 덕분으로 언어소통이 원할 하다는 점을 첫 번째로 꼽는다. 싱가포르가 공용어로 영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다양한 민족의 다양한 언어 역시 소통에 큰 도움을 준다. 다민족 국가로서의 장점은 단지 언어소통에 그치지 않는다. 다양한 민족은 다양한 문화를 포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질 수 있게 한다. 종교적으로는 기독교, 불교에서부터 이슬람까지 아우를 수 있게 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911 테러이후 미국으로의 입국이 까다로워지고 또 신변상의 불안함을 느낀 많은 중동의 부자들이 보건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하여 미국 대신에 선택한 국가가 싱가포르였다. 싱가포르의 글로벌화 서구화된 사회적 시스템도 선진국의 보건의료수요자들이 거부감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c) 보건의료산업의 주체인 의료기간의 동기부여와 정부의 적절한 지원
싱가포르의 보건의료관광의 시작은 Parkway Group Healthcare, Raffles Hospital 등과 같은 영리병원들의 수익성 제고를 위한 적극적 시장개척에 대한 동기부여(motivation)였다. 주변인근 국가들의 고급 보건의료서비스 수요자를 대상으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보건의료관광 공급국가로서의 명성을 쌓아갔다. 산업의 발전을 촉발시키는 것은 시장논리에 바탕을 둔 경쟁이다. 보건의료서비스산업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장기적 목표 하에 보건의료서비스산업의 주체들을 지원하기 위하여 시스템을 정비하고 적절한 지원을 한 싱가포르 정부의 노력 또한 싱가포르의 중요한 성공 요인이다. 그러나, 싱가포르의 정부는 스스로가 산업을 이끌어가는 견인차가 아니라 철저히 보건의료서비스산업의 주체들을 지원하는 보조자의 역할을 담당하는데 그치고 있다. 즉, 보건의료서비스산업의 공급자인 의료기관들이 가격 및 보건의료서비스 수준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 외국의 보건의료서비스 수요자들이 불편함이 없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시스템을 개선하였다. 나아가서는 해외의 유명 의료기관의 투자 유치를 지원함으로써 싱가포르의 보건의료서비스 산업의 수준을 제고하도록 지원하였다. 싱가포르의 보건의료산업 주체자들과 정부의 적절한 역할 분담과 노력이 싱가포르가 현재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든 중요한 요인이다.

d) 개방과 경쟁을 통해 향상 된 보건의료서비스 수준
싱가포르의 보건의료산업의 수준은 철저하게 개방과 경쟁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외국의 유능한 의사들이 일정한 조건하에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하고 또 일정기간이 지나면 싱가포르의 기존 의사들과 동일한 자격을 부여함으로써 해외의 유수한 인재들을 유치할 수 있었다. 이는 곧 보건의료서비스 수준의 향상을 가져오게 되고 많은 국가들의 의료기관들과 자연스럽게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한다. 영리법인은 경제논리에 따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끊임없이 의료서비스 수준을 개선시킬 수밖에 없다. 샴 쌍둥이 수술 등과 같은 고 난이도의 수술을 성공시키고 이를 적절하게 홍보에 활용함으로써 싱가포르 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 수준을 해외의 수요자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자 하는 노력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일환이다.

e) 인증제도 및 해외 우수 병원 유치로 Singapore Medicine 브랜드 제고
해외에 있는 보건의료서비스의 수요자들이 의료기관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보건의료서비스 수준에 대한 신뢰도이다. 실제의 보건의료서비스의 수준과 수요자에게 인식된 의료서비스의 수준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지만 마케팅 측면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에게 인식된 의료서비스의 품질이다. 싱가포르의 병원들은 오래전부터 보건의료서비스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또 향상된 서비스의 품질을 소비자들에게 홍보하기 위하여 미국의 의료기관 인증시스템인 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의 인증제도를 이용해왔다. 2009년 11월 현재 싱가포르의 의료기관 중 15개가 JCI의 인증을 받아서 아시아 국가로는 가장 많은 의료기관들이 JCI 인증을 받았으며 세계적으로도 터키,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아일랜드 이탈이아, 스페인, 아랍에미레이트공화국 다음으로 많다.(출처: www.jointcommissioninternational.org) 국제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인증은 그 의료기관의 서비스 수준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다. 또한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의 시설과 의료진 그리고 운영시스템을 포함한 전반적인 제도와 개선해야 하므로 실제적인 의료서비스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싱가포르가 유치한 John Hopkins Singapore International Medical Centre 같은 병원은 싱가포르 보건의료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를 제고시켜서 "Singapore Medicine"이라고 하는 브랜드를 구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f) 서비스 산업의 강자로 인식되는 국가브랜드의 이미지
싱가포르는 자원이 없는 도시국가로서 인적자산에 의존한 발전을 할 수 밖에 없어 오래전부터 금융, 교육, 관광 등 서비스산업을 특화하여 경제성장을 이끌어 왔다. 그 결과, 싱가포르는 서비스산업에서 있어서는 선진국이라는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갖게 되었고 이러한 국가 이미지는 보건의료관광산업의 육성에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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